나의 이야기

선교의 열정과 좌절

Grace Woo 2015. 12. 26. 23:12

 

 

선교의 열정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재물의 복을 받고 남편은 신앙의 열정이 깊어졌다.

남편은 과테말라에 공장을 지으면서 현지 선교의 꿈을 품고 선교 대상을 찾고 있었다.

곧, 과테말라에서 목회하시는 한국인 선교사 부부를 만났고

선교사님의 인도로 매우 열약한 지역 '치섹'을 선교지로 택하고 선교를 시작했다.

 

그 무렵 우리가 다니던 뉴저지 갈릴리교회의 김도언 목사님께서

'우집사님이 하는 선교사역에 교회가 동참하기를 원한다' 고 하셔서

2003년에 갈릴리 교회가 현지 선교사님과 함께 치섹선교를 시작했다.

 

김도언 목사님은 그릇이 크셨다.

계획도 크고 아이디어도 많으셨다.

돼지 새끼들을 사서 가정마다 한 마리씩 나누어주고는

돼지가 자라서 새끼를 낳으면 돌려받는 방법 등,

많은 계획들을 성공적으로 이루었다.

형편없는 산골 오지가 지금은 놀랍도록 발전을 했다.

초, 중, 고등학교를 차례로 세웠고, 신학대학도 세울 계획이셨다.

 

김목사님은 은퇴하신 후에도 그곳에 거주하다시피 하며 지금까지 섬기고 계신다.

 

좌절

 

그러나, 처음에 사역을 같이 시작했던 선교사님 부부는 마음이 많이 상하셨던 것 같다.

현지 사정을 잘 알고 계시는 선교사님의 입장에서는

김목사님의 큰 계획들이 터무니없어 보이고

당신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무시당한 느낌이셨던 것 같다.

 

어느날, 선교사 사모님이 공장 사무실로 찾아와서는

눈물을 흘리며 털어놓는 사정 이야기를 듣고, 남편은

김목사님이 자신의 명예를 위해 일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상처를 깊이 받았다.

결국은 남편이 치섹선교를 접고 갈릴리 교회도 떠났다.

 

그후 남편은 존경했던 L목사님을 만나서 또다시 불타는 열정을 가졌다가

한번 더 크게 실망을 하고는 더이상은 목사님이나 선교사님께 가까이 하는 것을 피했다.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도 잘못과 실수는 많은 것 같다.

주님을 사랑해서 스스로 고난의 길, 선교의 길을 택하신

선교사님에게서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연약함을 보았다.

 

주님의 뜻을 위해서 내 뜻을 십자가에 못박고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기 원하는 우리가

각자의 뜻을 주장하다가 서로 적이 될 수도 있는 것을 알았다.

'세상의 소금과 빛'이 아닌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내가 옳다는 생각으로 남을 실족시키는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내중심의 본능을 가진 우리 인간은 별수없이

자신도 모르게 크고 작은 상처들을 주고 받는다.

 

우리를 위해 목숨까지 내어주신 예수님을 생각하면

엄청난 용서를 받은 우리가 용서 못할 것도 없을 것 같은데

우리의 자아는 작은 일에도 상처받고 원수가 되기도 한다.

 

상처는 스스로 받는 것이다.

상처받고 넘어져서 남을 탓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임을 어렵게 배웠다.

 

남편은 열정이 많고 그릇이 큰 사람인데.

받은 달란트를 땅에 묻어두고 있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언젠가는 다시 하나님께 쓰임받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하지만 너무 길지 않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