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차사고의 기적

Grace Woo 2015. 12. 21. 22:30

 

남편이 과테말라와 미국을 왕래하며 비지니스를 할 때였다.

뉴욕 JFK공항에 도착하는 남편을 pick up하기 위해

뉴저지의 22번 도로를 50마일 이상으로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핸들이 말을 듣지 않았다.

왼쪽으로 돌리면 차가 갑자기 왼쪽으로 홱 돌아갔고

오른쪽으로 살짝만 돌려도 홱 돌아가서 도무지 통제가 되지 않았다.

핸들을 조금씩만 움직여도 제멋대로 왔다갔다 하는 차 안에서 나는

'아 --------- ' 하고 있는대로 고함을 질렀다.

당황하니까 브레이크 밟는 생각도 안났다.

결국 어쩔 수 없어서 두손과 발을 다 놓고 차가 가는데로 맡겼다.

'이젠 끝이구나.' 생각했다.

 

차는 제멋대로 가다가 어딘가에 '쿵' 하고 부딛치더니 공중으로 떠올랐다..

'이제 떨어지면 죽거나 아니면 크게 다칠 것이다.

오른쪽 벼랑 아래로 떨어지기라도 하면 완전 끝이다.

 

'이제 죽는구나' 생각하니 하나님 생각이 났다.

차가 박살나도 털끝하나 다치지 않는 사람도 있던데..

나도 하나님이 그렇게 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것을 포기하는 수 밖에 없었다.

공중에 떠있는 차 안에서 얼마동안 정막같은 것이 느껴졌다.

아까 소리지를 때와는 달리 이상하리 만큼 조용하고 평온했다.

 

그런데..

내 차가 사뿐히 내려앉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치 천사가 차를 받아서 내려놓는 것처럼.

........ ?

 

나는 털끝 하나도 다치지 않았다.

차가 내려앉은 곳은 가든스테이트 파크에서

22번 도로로 진입해 들어오는 길목 건너편이다.

파크웨이에서 들어오던 차들이 일제히 멈추어 섰고,

사람들이 내려서 소리치며 내게로 달려왔다.

 

"Are you OK?"

"Your car was flying!!!"

 

그들은 내 차가 공중을 날고 있었다고 반복해 말하면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계속해서 괜찮냐고 물었다

 

내려서 보니까 대충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준하이웨이를 50 마일 이상 제멋대로 달리던 차의 오른쪽 바퀴가

차도를 막아주는 벽돌에 세게 부딛쳐 공중으로 튀어올랐다.

날아오른 차는 공중에서 180도를 회전해서

길 건너편으로 떨어지고 있었는데, 그쪽은

가든스테이트 파크에서 22번 도로로 진입해 들어오는

길목이었고, 건너편에 Stop 싸인판이 있었다.

(미국 싸인판은 굵고 튼튼한 쇠기둥에 붙어 있다)

 

공중에서 반바퀴를 돌은 차가 그 길 건너편으로 떨어지면서

내 차의 왼쪽 앞바퀴가 그곳에 있는 Stop 싸인판의 기둥을 박은 것이다

강한 쇠기둥은 떨어지는 차의 무게로인해 서서히 밖으로 넘어졌고

내 차는 쇠기둥을 내리밟고는 그 기둥의 저항하는 힘에 의해서 

천천히 땅으로 내려 앉은 것이다.

왼쪽 앞바퀴가 90도 각도로 완전히 꺾여 들어가서

차 밑바닥에 달라붙어 있었다

 

차 한대가 겨우 설 수 있는 좁은 잔디 위에

내 차가 얌전히 거꾸로 앉아 있었다.

마치 토잉카가 차를 들어다가 옮겨 놓은 것처럼....

 

공중에 떠서 날던 차가 싸인판 기둥에 부딪칠 확률은 거의 없다.

그것도 딱딱한 차체가 아닌 가장 부드러운 고무바퀴가...

그것도 공중에서 180도를 회전해서 운전석의 앞바퀴가 정확하게 부딪친 것이다.

뒷바퀴만 해도 땅에 떨어지는 충격으로 트렁크의 문이 어긋나 있었고

오른쪽 좌석에 놓아둔 열려진 핸드백 안에 있던 핸드폰은 충격으로 날아갔다.

운전석에 앉은 나는, 부드러운 타이어가 기둥을 깔고 서서히 내리앉는 바람에

나비가 꽃에 날아와 앉듯이 사뿐히 땅 위에 착륙한 것이다.

소름이 쫘악 끼쳤다.

천사가 나를 품에 안아서 살며시 내려놓은 것만 같았다.

 

하나님이 하셨어요...?

 

보험료가 왕창 오르고 한동안 차가 없어 불편했어도

은혜와 감격으로 마냥 감사와 기쁨이 넘쳐흘렀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보험료가 오르지 않고 무사한 하루하루가 은혜이고 감사한 일이다.

날마다 감사할 일들 투성인데 모르고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