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병 기침이 재발해서 한 달 넘게 고생하고 있다.
고질병 기침은 나에게 가시와도 같은 것.
주님께 가까이 가는 기회가 되고 참을만 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좀 달랐다.
기운이 없고 조금만 움직여도 기침이 심해지고
숨이 가빠져 꼼짝없이 누워 지내다시피 했다.
호흡이 힘들고 가슴 통증이 심할 때마다
주님께 고쳐주시기를 울며 기도했지만
주님께서는 들어주시지 않았다.
웹사이트로 검색해 보니
내 증상들이 폐암 증상과 비슷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생각했다.
10년 전에 나는 폐수술을 받았었다.
수술 중에 혹을 떼어내 조직검사를 하고
결과가 나올 때가지 오픈된 상태에서 기다렸다가
암이면 한쪽 폐를 완전히 드러내야 하는 수술이었는데,
다행히 암이 아니어서 혹만 제거해냈다
수술 이후에도 해마다 기침이 재발하여
여러 달씩 고생하며 폐가 몸살을 앓았을텐데..
이번엔 왠지 마지막일 것 같은..
그리고 길게 남지도 않았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죽음을 준비해야할 시급함을 느끼고
두려운 마음으로 죄를 깨닫는 은혜 주시기를 간구하며
생각나는 잘못마다 회개하고 또 회개했다.
인생을 정리하는 느낌이었다.
이 세상은 잠깐동안 지나가는 것
다음 세상을 위해서 사는 것이 당연하다
죽음 자체는 조금 빨리 천국에 가는 것뿐이다
- 인세반 선교사
사람은 죽기 위해 태어난다
그러나 영원히 살기 위해 죽는다.
- 유대인 격언
4/7/2023
엊그제 폐전문의를 방문했더니
천식이 몹시 심하다고 했다.
폐암을 각오하고 단단히 준비하고 갔는데
천식이라니 너무 감사했다.
덕분에 지난 한 주간을 주님께 가까이 나아가
죄을 깨닫고 회개하고 용서받으며
죽음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지냈다.
그 마음 변치 않고 언제나 어제처럼 주님만 바라고
천국을 준비하는 삶을 살기로 다짐해 본다.
나에게 고난은 하나님의 간섭이셨다
하나님의 사랑, 사랑의 끄나풀이다
어떤 결심/이해인
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몸이 많이 아플 때
꼭 한순간씩만 살기로 했다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 하기로 했다
고요히 나 자신만
들여다보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하루만이
전 생애라고 생각하니
저만치서 행복이
웃으며 걸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