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LA에 사는 조카가 간암임을 발견하고
한 달 뒤에 한국으로 돌아갔는데,
간암 말기의 현재 상황이 의술로는 불가능해서
요양원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받았다.
보내온 사진에서의 얼굴이 다행히
내려놓고 자유한 것 같아보여
어느정도는 마음이 놓였다.
30여년 전에 어린 두 조카가 미국으로 유학와서
우리 집에서 데리고 함께 살았었다.
그 때, 우리 부부가 저녁 늦게 퇴근해 돌아올 때까지
집에는 학교에 다녀오면 아이들만 넷이 있었는데
성적이 우수했던 Jeffrey와 Hanna가 사촌형들과 지내면서
노는 맛이 들어 성적은 갈수록 떨어졌고,
결국 3년 만에 나는 조카들을 내보내게 되었다.
그리하여 형님이 미국으로 오셨고,
조카들은 엄마와 함께 20여년을 LA에서 살았다.
그런데, 8년 전에 엄마가 지병으로 돌아가셔서
조카들만 남아 LA에서 살아왔던 것이다.
예전에 제석이를 사랑해 주지 못한 것이 너무 미안했다.
엄마가 안계신 지금, 그 자리를 대신하는 마음으로
병을 낫게 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렸다.
그런데 며칠 전에 동생 제민이로부터
오늘을 넘기기 힘들다는 카톡을 받았다.
기적의 은혜 베풀어 주시기를..
제석이의 생명을 연장시켜 주실 것을 믿고
온 마음을 다해 기도드렸다.
하루가 지났는데.. 소식이 없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드디어 닷새 만에 소식이 왔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부디 간암도 고쳐 주셔서 제석이가
하나님의 산 증인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후기>
9/28/2022
두주 전에 제석이가 퇴원을 해서
다른 요양원을 찾는 중이라는 소식을 받고
정말 기뻤다.
그런데..
어제 밤에 제민이한테서 카톡이 왔다
한국 시간으로는 아침인데,
형 제석이가 하늘나라로 갔다고...
순간, 나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믿음으로 구하는 기도를 응답해 주실 줄 알았는데....
영상통화 중에 몇번을 소리내어 우는
제민이를 보고 가슴이 미어졌다.
요양원에서 찍은 제석이의 환한 얼굴이 아른거렸다.
병 중에서 하나님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제석이의 마지막 삶은 죽음을 준비하는 삶,
영원에 이르는 좁은 길, 축복의 통로였을 것이다.
지금 제석이는 고통이 없는 천국에서 엄마도 만나고
주님 곁에서 더할 나위없이 기쁠텐데....
이 땅에서의 이별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우리도 모두 머지않아 죽음을 맞이할텐데....
잠시 지나가는 세상의 삶에 묶이지 말고
주님만 바라보며 살자고 다짐해 본다.
언제가 될 지 모르는 그 날을 위해...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
- 고린도후서 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