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광야의 끝에서

Grace Woo 2021. 8. 8. 04:19

 

세명이 동업으로 하는 델리가게에서

한 동업자의 의심으로 시작한 소송의 결과가

동업자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다.

지긋지긋한 소송으로부터 속히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작년 8월에 가게까지 폐업을 하고.. 

 

남편은 그 동업자와의 관계를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집을 팔아서 우리 몫의 부채를 당장 갚아버리려고 했는데

동업자 K가 개인파산신고를 하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

우리 집의 일부가 가게 대출담보로 은행에 잡혀있어서

K의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집을 팔 수가 없었다.

 

소송을 한 동업자의 사위(변호사)가 K를 찾다가 실패했는지

K의 파산 선고를 남편이 도왔다고 하며 또 일을 벌렸다.

돌아버리겠다.

 

나는, '그 사위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오해할 수도 있다'고

한마디 했다가 남편이 뒤집어졌다.

 

'그래-- 다 내 잘못이다-

차라리 죽는게 낫지. 이러고 어떻게 살아?'

 

남편은 있는대로 고함을 지르고는 차 키를 들고 나가버렸다.

나는 또 착한 척하며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한 것이다.

 

남편이 교통사고가 난서 죽을 것만 같았다.

잘못했어요. 주님!.

살려주세요---

 

서너 시간쯤 지났을까?

잔뜩 긴장해 있는데, 남편한테서 전화가 왔다.

 

'점심 김밥 먹을래? 김밥 사갈께' 하고...

 

눈물이 나왔다.

 

동업자 K는 긴 소송으로 큰 불이익을 당해오면서

가정불화가 계속되더니 끝내는 이혼을 당했다.

'그 변호사 사위가 죽이고 싶도록 밉다'고 한

K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4/23/2021

 

비싼 변호사 뒤에서 남편을 도와왔던 J가

'문제없다'고 큰소리를 쳐서 그에게 전적으로 일임했더니

일을 크게 벌려서 소송은 또다시 길어졌고 끝이 안보였다.

하루하루 지내기가 너무 힘들었던 남편이, 오늘

J 모르게 그 변호사 사위를 직접 찾아가서 만났다.

 

그와 만나는 동안 남편에게 분노가 일어나지 않기만을 마음졸이며

어머니와 동생에게도 기도를 부탁하여 함께 간절히 기도드렸다..

그런데, 주님께서 기대 이상으로 응답해 주셨다.

 

'빚을 청산하고 이제는 그만 끝내고 싶다'고,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쳤다'고....

남편이 진이 빠져서 솔직하게 속을 털어놓았다는데

진심이 전해졌는지, 의외로 그 변호사 사위가

유감을 표하며 순순히 받아들여서 K 몫의 은행 빚을

절반씩 나누어 지기로 하고 끝을 보았다.

우리 변호사가 해결하지 못해 암담했던 일이 해결된 것이다.

6/17/2021

 

그 후 한 달 반쯤이 지나서, 드디어

소송은 법적으로도 이제 완전히 종결되었다.

가게를 클로즈하고도 1년이 지나서야 끝이난 것이다.

십년 묵은 체증이 뚫린 것처럼 시원했다.

비록 손실은 크지만 재물은 별 것도 아님을 느꼈다.

 

팬데믹이 오래 계속되면서 파산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많은 가게들이 경제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가게를 날리고 빚 때문에 집도 날리게 된 상황이

우리에게만 있는 고난이 아니었다.

모두가 함께 당하는 재앙 속에서

우리의 짐이 결코 무겁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때를 사용하셔서 고난까지도 감당할 만하게 해주시는

주님의 은혜가 느껴져서 감사했다.

 

재물을 다 잃는다 해도 주님을 잃지 않으면

그것이 은혜이고 축복인 것이다.

남은 삶은 주님께만 촛점을 맞추어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