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는 길에
쇼핑몰 안의 가게에 잠시 들렸다가 나와서 차에 앉아
닥터오피스 가는 지름길을 구글맵으로 찾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 차가 쿵- 하고 박히는 소리가 났다.
깜짝 놀라서 보니 내 차가 박힌 것이 아니라
주차되어 있는 차를 내 차가 박은 것이다.
변속레인지를 Neutral에 잘못 놓아서 차가
서서히 나아가 건너편에 주차된 차를 박은 것이다.
그 차의 범퍼에 긁힌 자국이 하얗게 있었다.
내 차는 코너가 약간 찌그러져 들어가서 벌어졌고
긁힌 자국도 하얗게 있었다.
들어간 곳을 잡아당겨 보았으나 꿈쩍도 안했다.
상대방 차는 보험으로 처리될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에
전화번호를 남겨두고 가려고 하다가, 갑자기
작은 일로 큰 돈을 받아내는 나쁜 사람 생각이 나서 겁이 덜컥 났다.
나는 그냥 차에 올라탔고 쇼핑몰을 빠져나오고 말았다.
죄의식을 느끼면서 묘한 감정으로....
그런데....
하나님께서 지켜보시고 계셨다.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어야 하는 그리스도인이..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를 사모하는 내가,,,,
사고를 치고 뺑소니를 치다니.. 이럴수가?
믿을 수가 없었다.
다시 돌아갈까?
닥터오피스를 방문하고 가면 그때까지 있을까?
10여분 드라이브하며 가는 동안 완전히 지옥이었다.
나는 절대로 안 그럴 것처럼 남의 허물을 보면
비난도 하고 정죄도 했었는데....
그런데, 지금
내 죄가 일어나서 나를 고발하고 있었다.
'나의 의'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하나님의 자녀가 될 자격도 없는 나....
십자가 위의 예수님이 떠올랐다.
우리의 죄값을 대신 치루시기 위해
피 흘리시며 고통당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가슴을 쥐어뜯으며 오열이 터져나왔다.
주님!
저에게는 선도 소망도 없습니다
용서를 구할 염치도 없는 저를 용서해주소서...
닥터오피스를 방문하고 나왔는데 웬일인지
차의 움푹 들어갔던 곳이 원래대로 나와 있었다.
약간 어긋나 있어서 손가락으로 밀어보았더니
탁- 소리가 나면서 벌어졌던 틈이 붙었고
금이 간 자국만 살짝 보였다.
???
혹시나 해서 휴지를 꺼내어 하얀 가루를 닦아보니
가루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깨끗해졌다.
상체기가 몇군데 남긴 했지만 별로 티가 나지 않았다.
주님께서 내 죄를 용서해주신 것만 같았다.
상대방 차의 하얀 가루들도 다 떨어져 내리고
흠 하나 없이 깨끗해지기만을 바라며
염치없는 기도를 드렸다.
예수님의 순결한 신부로 살기 원하는
간절한 나의 소원과는 다르게
나의 실체가 보여질 때마다 너무 슬프다.
예수님의 신부가 되기에는 너무나 추한 내 모습이....
주님! 죄송합니다
이 죄인을 용서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