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넣어도 안 아플만큼 사랑스런 손주 로갠이
지지난주 금요일 저녁에 집에 왔다.
그날 나는 아침부터 시간에 쫓기다가 저녁에 들어와서
급하게 로갠이 좋아하는 미역국을 끓였는데
짧은시간 센불에 끓여서 질겨진 고기를 먹고 체했는지
아기가 자다가 모두다 토해서 범벅이 되었다.
이불을 벗겨내고 목욕을 다시 씻겨서 재우니 밤 12시가 다 되었다.
아픈데 보채지도 않는 아기가 너무 안스러워서
그날밤 나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잠을 설쳤다.
이튿날,
아무것도 먹지 않으려는 아기에게 억지로
부드러운 유동식만 먹였는데도 먹는 것마다 설사를 했다.
대신 아파 줄 수 있다면....
안타까운 마음 뿐이었다.
주일에 할아버지 편으로 집에 돌려보내고 후회를 많이 했다.
좀 더 데리고 있을걸....
그날 저녁에 남편이 밖에서 식사를 하고 들어왔는데
식당 음식을 잘못 먹었는지 밤에 여러번 설사를 했다.
이미 지쳐있던 나에게 귀찮은 생각이 들어왔다.
그 때,
주님의 음성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싫어하는 마음 없이 사랑으로 섬기라'고 하는..
그래, 사랑하는 마음으로 섬겨야지.
마음을 바꾸고, 설사에 좋은 음식을 검색해서
'새우죽 맛있게 끓이는 법' 레시피를 찾아
멸치, 다시마, 버섯 국물을 우려내고 쌀을 불려
믹서기에 곱게 갈아서 새우죽을 맛있게 끓이는 동안에
내 마음에 사랑의 꽃이 피어났다.
죽과 매실차를 정성들여 먹게 하니, 남편은
약을 먹지 않고 3일 만에 정상으로 돌아왔다.
금요일, 손주 로갠과 함께 딸과 사위도 왔다.
남편이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해 와서
모두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했는데..
이번에는 사위가 설사를 시작했다.
'아-- 힘들어 죽겠디. 이제 사위까지.. '
손주, 남편, 사위가 한 주 동안에 교대로 설사를 하다니
무슨 일인가 싶었다.
국물을 우려내어 새우죽을 끓이면서 짜증이 나려고 했다.
그런데.. 또다시 주님의 음성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아낌없이 사랑으로 베풀라'고 하시는...
맞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베풀어야지...
마음을 바꾸고 나니까 사랑의 꽃이 또 피어났다.
얼마전 부터 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진실한 사랑을 주기만 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되기를 사모하며 기도했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나를 실습시키시는 것 같았다.
내 목숨보다도 더 귀한 손주 로갠의 아픔을 통해서
진실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시고
남편의 아픔을 통해서는 조건부 사랑의 태도를 바꾸라 하시고
사위를 통해서는 무조건 사랑을 베풀라고 하시는 것 같았다.
얼마나 자상한 방법으로 기도에 응답하고 계신가?
사랑스런 손주
지난주 월요일에는,
우리 구역의 권사님 한분이 수술받으시는 날인데
수술 날짜가 갑자기 연기되었다.
적당한 선물 하나 사가지고 병문안 가려고 했었는데
의무가 아닌 사랑으로 섬기자고 마음을 바꾸었다.
예쁘게 바뀌어진 나의 마음~~ ^ ^
이웃을 네몸과 같이 사랑하라'
손주 로갠을 사랑하는 그런 마음으로
이웃까지도 사랑할 수 있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