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결혼반지
아들이 집을 나서면서 말했다.
"엄마, 오늘 나한테 package 올건데, 잘 보관해 줘."
"뭔데?"
"결혼반지"
만불 가까이 하는 결혼반지를 왜 집으로 배달할까? 보험은 들었겠지?
그런 나의 생각을 눈치챘는지 아들이 말했다.
"내꺼야."
"니꺼? 아니 넌 J 것도 네가 사고 네 것도 네가 샀어?"
"어차피 결혼하면 J 꺼가 내꺼고 내꺼가 J 껀데 뭐."
그렇긴 하지만 아직은 결혼도 안했는데...
내 생각을 또 눈치챈 아들이 다시 말했다.
"사실은, J가 사면 비싼걸로 살까봐 내가 샀어"
기특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들이 웃으면서 물었다.
"얼마 줬을 거 같아?"
몇년 전에 우리부부는 결혼기념으로 커플 금반지를 맞췄는데
150불 정도씩 준 것이 기억나서 나는 최소한 가격을 낮춰서 농담처럼 말했다.
"100불? 200불?"
.
.
"35불."
"뭐? 그건 너무했다. 적어도 진짜 금으로는 해야 하는거 아니야?"
섭섭한 마음도 생기고 해서 나는 나의 가치기준으로 그렇게 말을 했는데
아들이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난 쥬얼리에 관심없어. 엄마 ~~ "
순간 나는 아들이 그렇게 멋지고 대견스러워 보일 수가 없었다.
아들에게 칭찬을 있는데로 아낌없이 퍼부었다.
끊임없이 솟아나는 기쁨 가운데서 하나님 생각이 났다.
우리를 자랑하고 싶은 하나님의 마음이 이런 것일까? .
원하는 싸이즈의 진가품 다이아몬드를 받고싶은 신부에게
35불짜리 결혼반지를 선물한다면,
아마도 신부는 시험에 들어서 고난에 빠질 것이다.
그러나, 보석에 관심없는 신랑에게 35불짜리 결혼반지는
전혀 고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너희는 세상의 것들에 가치를 두지 말라'고 하신 하나님의 말씀은
자신의 욕망 때문에 스스로 불행에 빠지지 말고
헛된 것들로부터 자유해져서 행복한 삶을 누리라고 하시는,
자녀들에 대한 하나님의 염려이며 사랑인 것이다.
세상의 가치기준과 나의 가치기준이 아닌
하나님의 가치기준으로 세상을 멋지게 살아가는,
대견스러운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를
소원하는 마음이 마구 솟아나며 기뻤다.
2015년 2월
충남 서산의 용비지/ 깊은강 전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