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중일기
4/7/2023
폐전문의가 처방해 준 약을 먹고 낫는 줄 알았는데
일시적일 뿐 기침은 또다시 올라왔고
약이 독했는지 위장장애까지 생겨났다.
알고 보니 Prednisone은 강한 스테로이드제였고
그 이상의 약은 없다고 한다.
오늘은 성금요일이다
죄 없으신 예수님께서 죄 많은 나를 위해
고통 당하시고 죽으셨다.
얼마나 아프셨을까..,.?
주님 앞에 엎드러져 예수님의 고난을 생각하며
하루를 보내는가 했는데...
갑자기 천식발작이 일어나니 나의 작은 고통이
주님의 엄청난 고난을 가렸다.
고난주간 동안 주님의 고난이 아닌
나의 고난을 묵상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놀랐다
주님, 용서하소서.
5/25/2023
석 달이 지나도록 기침은 별로 나아지지 않고
약들이 내성만 생기는 것 같아 낙심이 되었다
하나님께서 고쳐주시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았다 .
예전에 주님께서 불치병 류마티스관절염도 고쳐주셨는데....
그 때의 기적 같은 은혜가 생각나며 믿음이 생겨나서
단호하게 약을 끊어 보았다
기침 때문에 밤마다 잠을 설치곤 했는데..
신기하게도 밤에 기침을 하지 않고 정말 잘 잤다.
제대로 잠을 잘 수 있는 것만도 얼마나 감사한지..
주님의 배려가 느껴졌다.
6/29/2023
한달 째 가까운 Nature Center에 가서
두세 시간씩 지내다 오는 것이 나의 일상이 되었다
숲 속에 있는 동안은 기침을 하지 않았고 가슴도 편안했다.
천식기운도 회복되어 가고 목기침도 많이 나아지고 있었다.
속히 정상으로 회복되기만을 기대하며
이런저런 할 일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부풀었다.
7/6/2023
어제, 폐전문의를 방문했는데..
CT scan 결과가 폐의 혹이 지난번 보다
2 mm가 자라서 8 mm가 되었다고..
지나간 몇 년 동안의 CT 사진들을 비교해 보여주면서
혹이 조금씩 자라고 있어서 암일 확률이 높다고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어쩌면 수술을 해야 한다고....
10년 전에 나는 폐수술을 하고 바로 폐렴에 감염되어
호되게 고생을 하면서 트라우마가 생겨나서
수술이라면 무조건 거부반응이 일어났다.
닥터가 눈치를 챘는지,
몇 달 뒤에 CT scan을 다시 해보자고 해서
다행스러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7/14/2023
한동안 공기가 안좋아서 Nature Center에도 안갔는데..
어제 아침에 이웃집에 사시는 분이 벨을 눌러서
십 여분 동안 밖에 나갔다 들어온 것 밖에 없는데..
또다시 기침이 심해지고 갈수록 견디기가 힘들어서
갈등하다가 결국 끊었던 기침약을 다시 먹었다
시간 맞춰 약을 먹어도 기침은 통제되지 않았고
밤을 꼬박 새우다시피 했다.
나아가던 기침이 왜 또 기승을 부리는지?
절망을 느꼈다..
사탄이 나를 넘어뜨리려고 엄청 공격하는 것 같았다
내 믿음의 바닥을 보았고 믿음도 나 스스로 가질 수 없음에
회개하고 울부짖으며 주님의 긍휼하심만을 구했다
주님 없이는 한순간도 살 수 없음을 느끼는 하루였다.
8/25/2023
기침은 도무지 잦아들 줄을 몰랐다
가끔씩 고통 없이 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신앙상태로 주님 앞에 설 수는 없는데....
심판대 앞에서 가슴을 치며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죽음을 준비해야 할 시급함이 느껴졌다.
주님!
자비를 베풀어주소서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오늘만이 내 날이다
- 손양원 목사
인생은 과거에 잘한 것에 교만해지기 쉽고
실패에 낙심키 쉬우며
미래로 미루다 일평생 속아 산다
오늘만이 내 날이요
주님 만날 준비를 하는 날도 오늘 뿐이다
어디서, 무엇 가지고, 무엇 하다가 주님 만날 것인가?
법죄치 말라. 기도, 성경읽기를 등한히 하고
책임을 게을리 하다가 주를 만날까 두렵다
오늘에 만족하게 살고 준비하며
어둔 밤이 되기 전에 준비하라
<후기>
12/29/2023
석달 동안을 또다시 호되게 고생하고
아직도 기침은 사라지지 않고 있는데,
새로 찍은 CT scan 결과가 나왔다고
닥터오피스를 방문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동안 혹이 엄청 자랐을 것 같은 불안감에 사로잡혀
혹이 조금만 자랐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어제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했다.
그런데..
지난번 보다 혹이 오히려 1mm가 작아졌다고..
의사도 놀라는 기색이었다.
그럴 수가..?
처방해준 inhaler를 계속하고 있는지 의사가 물었다.
딱 한번 사용하고는 스테로이드제임을 알고
부작용이 두려워서 일반 inhaler로 대신했던 것이다.
싫은 소리를 들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닥터가
'잘했어요' 하고 말했다. ㅋ~
하나님께서 특별은총을 베풀어 주시며
연약한 나에게 사랑을 확증시켜 주시는 것 같았다.
주님!
주님이 기뻐하시는 자녀가 되고 싶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는 귀가 되게 하시고
주님의 뜻에 순종하는 믿음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