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내가 코로나에..

Grace Woo 2022. 3. 30. 20:02

 

2월 말에 사위가 소그룹 목사모임에 갔다가 코로나에 걸렸다.

딸이 재택근무를 하므로 사위는 둘째 손녀와 함께

당분간 우리 집에 와서 격리하며 지내기로 했다.

 

사위는 목욕실이 딸린 위층 끝 방에서 두문불출하고.

그럭저럭 좋아지고 있는데.. 사흘이 지나자

이번에는 Hayden이 열이 나고 내리지를 않아서

검사를 해보니 예상대로 코로나 확진이다.

기침을 할 때마다 호흡이 힘들어 보여서

늦은 밤에 응급실에 갔더니 응급실은 만원이었고

몇 가지 검사를 하고는 주의 사항만 알려줘서

2시간 만에 대책도 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한 집안에서 격리 중인 아빠의 얼굴은 보지도 못하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달라붙는 아기를 어쩌지 못해

죽으면 죽으리라는 마음으로 안고 지냈다.

 

내가 코로나에 걸리는건 시간문제다 싶었다.

고질병 기침이 재발한지가 이미 두 달이 되었고..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데....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전에 다니던 교회의 J집사님이 코로나에 걸렸다가

가볍게 지나가서 오미크론 별 것 아니라고 무시했다는데.

남편 집사님이 감염되어 응급실에 들어가서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두 분은 신앙이 좋은 분들인데....

밤새 울고 또 울어봐도 시원치 않다는 집사님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져와서 내 마음도 무너져 내렸다.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기도의 확신을 잃고 기도가 되지 않아

중보기도의 필요를 절실히 느끼며

신앙이 좋은 분들에게 여기저기 기도를 부탁했다.

 

열흘쯤 지나서 사위와 헤이든은 정상으로 돌아왔는데

결국은 내가 코로나에 걸렸다.

 

닥터가 센 약이라며 처방해 준 약을 먹고 가라앉는가 했더니

약이 떨어지니까 기침은 또다시 올라왔고

이약 저 약을 먹어봐도 그때 뿐 낫지를 않았다.

호흡곤란이 올 때면 숨이 끊어지는 것만 같았다.

 

나보다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남편에겐 티도 못 내고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울부짖어 보지만

확신도 잃고 믿음 없이 드리는 기도는 하나마나였다.

중보기도의 힘만 의지했다.

 

가끔씩 죽음을 대면하는 것 같았다.

한두 주 후면 나는 이 세상에 없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아니 어쩌면 내일 당장이라도....

아직은 죽음을 맞을 준비가 안됐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죽어서 주님 앞에 섰을 때,

'너는 무엇을 하다 왔느냐'고 물으신다면

할 말이 없고 후회한들 이미 늦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자녀가 되고 싶었고

예수님께 쓰임받는 그릇이 되고 싶었는데....

영육이 모두 복을 받는데만 익숙해 있었다

하나도 가져가지 못하는 것들을....

모두가 쓸데없는 짓이다.

 

짧은 이 세상에서 헛된 것들을 구하며

많이 속아 살아온 것 같다.

 

오 주님!  용서해 주소서

자비와 긍휼을 베풀어 주소서.

 

내가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의 중보기도 덕분이다.

기도의 확신을 잃어버린 나를 대신해서

기도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나도 중보기도의 끈을 놓지 않기로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