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코비드 중의 일기

Grace Woo 2020. 9. 8. 19:16

 

3월 초, 뉴욕에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열흘 뒤 그가 죽고 가족들까지 잇달아 모두 사망했다는 소식에

사람들 모두가 충격을 받고 긴장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퍼져서 불과 두 달 뒤에

뉴욕에서만 확진자가 30만명, 사망자가 2만명이 넘었다.

4월 말에는 부패한 수십구의 시체들을 쌓아둔 트럭에서

악취가 나는 것을 주민들이 신고한 충격적인 뉴스까지 접했다.

날마다 천명 가까이의 사망자가 생겨나자 시신을 보관할 곳이 없어

여러 대의 냉동트럭에 임시 보관 했다는데

트럭 한대가 냉동시설이 고장나서 악취가 난 것이다.

https://m.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004301641001

 

뉴욕은 3월 중순부터 이미 학교, 식당, 극장 등은 클로즈했고

뉴욕정부가 긴급 대책을 발표하여 4월부터

맨하탄의 대부분 가게들이 영업을 중단했다.

모두가 코로나의 공포 속에서 초긴장 사태가 되었다.

 

뉴저지에도 3월 중순경에 코로나가 옯겨와서

한달 뒤에는 확진자가 10만명, 사망자가 만명 가까이나 되었다.

뉴저지 정부도 긴급대책을 발표했고 모두들 긴장해서

집 안에만 갇혀 지내다시피 했다.

 

 3월 13일, 맨하탄에 살던 딸가족이 뉴져지 우리 집으로 피난해왔다.

갑자기 7식구가 한 집에 모여서 온종일 갇혀 지내며

손주 아기들과 함께 북적북적 조용할 날이 없이 바빴다.

손주들 덕분에 코로나의 재앙도 잊은 채 한동안 웃고 지냈다.

 

 

4/30/2020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각별히 조심한 탓에

6월 부터는 뉴욕과 뉴저지에 확진자 수가 많이 줄었다.

그러나 예방정책은 언제 풀릴지 막연하기만 했다.

한두 달을 예상하고 피난온 딸가족은 아예 짐들을

storage room에 옮겨 보관하고 우리집에서 겨울을 나기로 했다.

재택근무 하는 아들과 딸, 박사논문 준비하는 사위,

두 손녀들을 돌보느라 날마다 정신없이 바빴다.

7/20/2020

 

 

8월 부터 어느정도 긴장이 풀리는 것 같았다.

영업장은 거리두기를 제한하며 오픈이 허락되었고.

사람들은 슬슬 거리에 나와 산책도 하며 다니기 시작하는데

모두들 마스크를 쓰고 서로서로들 멀리 피해 다녔다.

사람이 사람들을 피해다니며 살고 있다.

 

H 마트에서,  2살 3개월 된 손녀 Hayden  ㅋ~

9/7/2020

 

후기)

Dec. 2020

 

함박눈이 내린 아침, 할아버지가 눈을 치우는 동안

한쪽에서 Logan이 꼬마 눈사람을 만들었다~ ^ ^

 

 

 

2021년 4월 11일

1년 이상이 지났는데..

코로나의 위험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날씨가 풀리면서 남편과 나는 파크에 가서 걷기 시작했다.

파크에는 운동 나오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는데

사람들은 여전히 서로들 멀리 피해다니고 있다.

 

지금쯤 뉴왁에는 벚꽃이 한창일텐데.... 

해마다 누렸왔던 벚꽃 구경은 올해도 접기로 했다.

 

그런데 어제 모처럼 K 집사님과 만나서

벚꽃 이야기를 나누며 아쉬워하다가

'무조건 가서 보자'는 집사님의 말에 꽂혀서

뉴왁 Branch Brook Park를 갔다.

 

활짝 핀 벚꽃이 코로나와는 상관없이 반갑게 우리를 맞았다.

사람들이 무척 많았고 모두들 벚꽃에 도취되어

'거리두기'도 무시한 채 행복해 보였다.

전혀 딴 세상에 온 것 같았다.

 

 

벚꽃나무 아래서.. 내 마음도 행복의 꽃이 활짝~~

당연하게 누려왔던 평범한 일이 이렇게 감사한 줄이야...